물과 바다
2022, 설치전경, 유영공간
바다의 세가지 시, 2022, 종이에 시, 28.5 x 46.5
1
바다가 나에게 파도를 흘려보낸다
세상의 모든 물을 머금고
너울너울 내 마음으로 흘러와
푸르게 선 너의 음성
희망의 물결로 출렁이는
“사랑해”
너의 찬란함 언제나 내 마음으로
나는 너로 뒤덮여 푸른 숲을 마신다
바다가 나에게 파도를 흘려보낸다
세상의 유일한 하늘을 품고
넘실넘실 내 마음에 하얗게 수 놓아
푸르게 퍼지는 너의 물비닐 잎사귀들
모든 마음을 품고 부서지는 바다여
온 마음이 빛이 된 채로
우리는 뒤엉켜 빛을 부르고
나는 너의 이름을 부르고
너는 나의 이름을 부르고
모든 허물에 닿아
모든 생명에 닿아
2
날것으로
흐르고
날것으로
떠나
허나
영원히 머무른다
모든 허물에 닿아
모든 생명에 닿아
3
쌓이고 쌓여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너는
흐르는 너는
쌓이지 못하기에 너이지
가두지않고 흘러보내는 너이기에
모든 것들을 씻기는 너이기에
이것이 너의 흔적이다
나의 곳곳에 너는 흘러
너의 온 몸을 남기고
흘러 흘러
나의 상실이 된 채로
우리의 아픔이 된 채로
흐르고 또 흘러 저 멀리 어둠 끝자락까지
흩어지는 생명을 모아
삶으로
곧 너에게로 간다
이것이 너의 흔적이다
나는 너의 흔적이고
우리의 오늘은 너의 부서지는 마음이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고
쉼 없이 흘러가는 너의 시작이기에
평생토록 부서지는 너의 고귀함
모든 허물에 닿고
모든 생명에 닿고
빛이되어 바람이되어
가장 낮은 곳으로
물과 바다, 2022, 종이에 유채, 21.5 x 30
물과 바다, 2022, 캔버스에 유채, 14 x 26
구유, 2022, 구유, 강보에 유채, 18 x 48 x 28
물과 바다, 2022, 캔버스에 유채, 14 x 26
물과 바다, 2022, 캔버스에 유채, 112 x 146
물과 바다, 2022, 나무에 유채, 14 x 78 x 3.8
십자가, 2022, 물과 바다, 나무 기둥, 176 x 78 x 14(전체)
물과 바다, 2022, 종이에 시, 30 x 49
물
물 한 줄기
나와 당신을
우리와 하늘을
이읍니다
쉼 없이 흐르는 희망의 노래
피어나는 아름다운 외침은
회복의 터로 흘러갑니다
푸른 생명의 언어
빛을 말하고 사랑을 보내어
하늘과 땅을 이읍니다
좁은 마음을 넓히고
어두운 눈을 밝혀
필요한 만큼 지켜내고
필요한 만큼 포기하는
생명은
여기 이렇게
언제나 있습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마십니다
바다
물은 바다를 덮습니다
피가 흐르고
죄는 씻기어
피는 바다를 덮음으로
영원한 영광을 노래합니다
생명은 흑암을 덮음으로
바다가 되어
내 곁에도 있고
당신 곁에도 있습니다
사랑이 흐르고
은혜가 흐르는
아름다운 바다여
땅의 하늘인
바다의 아름다움이여
이토록 가난한 마음으로
우리에게 와주어 고맙습니다